[HRD 칼럼]코로나 블루의 골목에서 빠져나오려면?


저는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즐겨봅니다.

골목식당은 장사가 잘 안되는, 이른바 망해가는 식당의 문제점을 캐치해내어 5주에 걸쳐 솔루션을 진행한 뒤 이를 중심으로 지역 상권을 살리는 프로그램인데요. 저는 요리나 맛집 탐방과 같은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외면적으로 최악이었던 가게들이 솔루션을 진행하며 변화하고 활기를 찾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사회인으로서 크고 작게 배워가는 부분들이 많아 꼭 챙겨 봅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방영한 골목식당 ‘수원 정자동 골목’편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솔루션에 참가한 세 개의 식당 중 두 분식집은 방송의 기회가 왔음에도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백종원 대표의 요리 레시피를 탐낼 의욕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다른 방법이 없어 식당을 한다는 태도로 우울함에 젖어있었지요.


알고 보니, 이 두 곳의 식당은 실패한 과거가 현재의 발목을 붙잡는 케이스였습니다. A식당은 과거에 크게 식당을 차렸다가 망해서 많은 빚을 지고, 사업을 한 발짝이라도 진보시킬 용기를 잃은 곳이었고. B식당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지식도 없이 시작하여 월세도 못내는 상황에 처해 희망을 잃고 망해가는 곳이었습니다.


시청자로서 답답했습니다. 문제점이 뻔히 보이는데 왜 해결해보려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일까? 동시에 이해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마치 ‘방 안의 코끼리’라는 용어처럼, ‘마음속의 코끼리’는 눈앞의 고통스럽고 급한 일을 겨우겨우 쳐내다 보면 정작 중요한 문제를 못 보거나, 지나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큰 좌절을 겪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크든 작든 희망을 짓누르는 우울한 코끼리를 데리고 살고 있습니다.


요즘 기업들의 상황도 이 골목식당에 나온 식당들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정체되어 있는 경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패배감과 우울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기업 구성원들은 많은 사업 계획들이 축소 혹은 취소되며 여러 실패를 경험하고 있고, 이를 거듭할수록 주변을 보는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이러한 일이 누적될수록 코로나 블루(blue=우울감)는 기업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저는 이 조직에 침투한 우울감의 해결책을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과거의 실패에 대한 공유입니다. 

프로그램에 나온 분식점 A는 과거 큰 식당을 하다가 예상치 못한 문제에 실패하여 자신감을 잃었던 곳입니다. 그곳에 백종원 대표는 A식당 주인에게 자신이 과거에 사업영역을 넓히다가 크게 실패한 경험을 공유하며 실패의 슬픔과 두려움을 공감해 주었습니다. 그러며 과거에 얽매여 우울해하고 있으면 현재의 기회를 잡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의 경험과 진심이 담긴 조언은 A식당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만약 백종원 대표가 실패의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면 실패로 고민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기업도 여러 크고 작은 실패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과거의 실패의 경험을 직원들과 공유하십시오. 앞으로 있을 실패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실패와 어려움에도 우리 회사는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두려워하지 않으면 기회는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라는 메시지로 우울함에 젖어있는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우리 회사’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입니다. 다른 대기업의 실패 사례는 표면적인 교훈은 줄지 몰라도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에 나온 다른 식당은 연속된 실패로 자포자기의 상태에 처해있었습니다. 그곳의 사장은 패배와 우울함에 빠져 가장 큰 문제가 청결상태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지요. 이를 빠르게 파악한 백종원 대표는 일주일간 영업을 멈추고 직접 가게를 청소하라는 지령을 먼저 내렸습니다. B식당 주인은 그의 솔루션대로 가게를 직접 청소했고, 청소를 하며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우울감에서 빠져나와 자기 자신과 가게를 돌아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기업이 설립될 때도 비전과 핵심가치, 목표 등의 이정표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격변했습니다. 이에 휩쓸려 우선해야 하는 가치와 실천할 수 있는 가치가 일치하지 않는 괴리감 때문에 구성원들이 좌절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럴 때는 리더가 나서서 기업이 추구하는 것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흔들리는 이정표를 바로 세워 고정시키고 실패의 두려움과 싸우느라 우울감에 빠진 직원들의 마음에 ‘이것을 우선시하면 생존할 수 있다!’하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골목식당 프로그램이 내부의 노력 없이는 솔루션으로 이어지지 않듯, 조직에 뻗어있는 우울감을 걷어내기 위해서는 내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에서 말한 ‘실패의 공유’나 ‘우선순위 바로 세우기’ 모두 조직구성원들에게 뿌리내린 우울감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기업 내부에서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키포인트지요. 이를 내부적으로 실행하기 위하여 사내강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코로나 블루의 골목, 함께 힘을 합치면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 인키움 브랜드 마케터 박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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