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모두가 구글이 되지 않아도 된다.

2019-09-17

국제정치학에서 통용되는 개념 중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국제관계에서 ‘강제나 보상이 아닌 설득과 매력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이라 규정된 개념입니다. 주로 문화·정치적 가치 등을 기반으로 발휘되는 소프트파워는 군사력, 경제력 등의 하드파워와 함께 갖춰야 한 국가가 가져야 할 힘의 한 축으로 중시되고 있습니다. 소프트파워는 국제정치학 내에서 통용되는 개념이지만, 회사나 조직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즉 조직이 지닌 소프트파워는 각 조직이 지닌 특수한 신념·가치관·행동양식 등으로 규정된 조직문화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는 한 회사가 대내적으로 조직원들을 설득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총체적인 행동양식인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매력적이고 선진적인 이미지를 갖추도록 한다는 점에서 조직이 갖추어야 할 소프트파워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조직이 지닌 소프트파워는 무엇일까요?


조직문화의 사전적 정의는 “한 조직 내의 구성원들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념·가치관·인지·행위규범·행동양식 등을 통틀어 독특하게 갖고 있는 보편화된 생활양식”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조직문화는 그 조직에 자리 잡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조직마다 운영 목적과 비전이 다르므로 모든 조직에서의 문화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게 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최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해외 유명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이 여러 기업들에게 주목받으면서 그들이 지닌 조직문화에도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언급된 기업들의 특징은 그들이 제시한 비전을 조직원들과 공유하고 이를 일하는 방식에 적용하여 정착시키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다듬어진 ‘그들의 특색 있는 조직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구글의 경우, 서로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실패해도 그에 따른 징계가 없도록 해야 한다’ ‘엉뚱해 보이는 의견도 존중하라’라고 말하며, 자신의 약점이나 실수까지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 안정과 신뢰를 팀원에게 주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자유롭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냅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어떠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결정책임자를 두어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묻습니다. 그렇게 능력이 뛰어난 사람만을 회사에 남게 하여 일을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하지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구글에서 아이디어에 책임을 물으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을 것이며,효율성을 필요로 하는 넷플릭스에서 실패를 용인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면 효율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되지 않았을 것입니다.이는 앞서 말한 각 조직이 지향해야 할 소프트파워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를 오랜 기간 정착시킨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며칠 만에 간단히 완성된 조직문화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이해를 생략한 채 국내 몇몇 기업들은 이러한 유명 기업의 조직문화를 단기간에 도입하려다 유야무야되기 일쑤인 경우가 많습니다.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유명기업들이 잘 정제되고 경쟁력을 지닌 조직문화를 가졌다고 해서 이를 단순히 우리 조직에 모방하거나 이식하는 것은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의 특성을 반영한 소프트파워로써의 조직문화를 어떻게 갖추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회사마다 처한 조직 구성원의 특성, 지향하는 비전,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는 업무 방식은 모두 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면에서 모든 기업에서 통용 가능한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조직문화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의 업무 특성에 따라 어떤 기업은 위계적인 의사결정이 효율적일 수도 있고, 어떤 기업은 직급을 우선시한 보고체계가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전제되어야 할 요소는 조직문화 내에서 각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문화의 형성 과정은 다양한 배경과 지식,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모두가 동의하고 당연시하는 하나의 행위규범으로 정착해가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할 수도 있으며, 상하관계에 따라서는 서로 요구되는 역할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가 인정해야 할 것은 각자 다른 개인들이 하나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는 각 구성원들의 상호 존중과 배려가 전제되어야만 그 이후의 논의가 가능하다는 지점입니다.


따라서, 각 기업에 최적화된 조직문화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각 조직의 상황에 맞는 의사소통 방식, 집단규범, 규칙 등을 규정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정착해 나가는 과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 정착해가는 과정을 쉽게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 조직에 걸맞은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저 그 지점에 다다른 소위 선진기업이라 불리는 그들의 문화를 그대로 차용하여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알아서 피하려고 했거나, 혹은 조직문화를 단순히 결과적인 관점에서 이상적이고 보편적인 모델을 형성하려 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지닌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조직문화를 구성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이에 대응하였습니다. 이러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그들이 모두가 선망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던 바탕은 그들이 지닌 원칙과 추구해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전달하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처럼 조직에 최적화된 고유한 조직문화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유명회사의 조직문화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그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운영원칙을 수립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충분한 논의의 과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문화는 분명 우리 조직의 대내외적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소프트파워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모두가 구글과 비슷한 조직문화를 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조직문화를 구축해온 과정에는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세운 원칙을 어떻게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동의하게 했는지, 그 과정에서는 어떠한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등과 같은 것들이 그들이 이룬 결과물보다 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원칙과 구성원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우리 조직만의 특수한 문화를 지향하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구글 못지않은 우리 조직만의 특별한 소프트파워를 지닐 수 있습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김응천 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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