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밀레니얼 세대, 팔로워십 향상을 위한 리더의 역할

히사이시 조는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 배달부 키키' 등과 같은 다소 심오한 주제의 애니메이션을 더욱 빛나게 한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지휘자 입니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참으로 순수한 영혼을 지닌 사람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죠. 

그러한 그가 2017년부터 영화음악 인생 25주년을 기념하며 파리, 멜버른, 산호세, 뉴욕 등에서 세계 투어 콘서트를 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뒤늦게 유튜브에서 찾아 들었습니다. 역시나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한 그의 음악회는 관중을 충분히 사로잡을 만하더군요. 


그런데 세계 각지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그의 음악에 뭔가 모를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 똑같은 곡이지만 파리와 일본에서 지휘한 그의 음악에서 다른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는데, 1950년생이니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거장의 실수나 준비 미흡으로 보기에는 

뭔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생각해보고, 이러한 차이는 히사이시 조와 함께한 오케스트라 단원 각각의 실력, 

그리고 연주 스타일에서 오는 것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의 리더는 지휘자이지만, 최고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지휘자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열정과 동기, 그리고 훌륭한 연주 실력을 갖춘 음악단원이 함께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리더의 영향력과 리더십에 관한 주제들은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연구들 중에서  리더십이 과연 조직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로버트 켈리의 연구를 보면,

리더십은 조직성과 기여도의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조직 성과를 기인함에 있어 리더십과 조직성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보기보다는, 리더의 리더십이 팔로워에게 영향을 미쳐

높은 수준의 긍정적 팔로워십을 발휘한 직원들에 의해 조직의 성과가 제고될 수 있다는 점이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다소 소홀했던 팔로워십을 향상시키는 리더의 역할에 좀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및 Z세대(이하 Z세대)의 조직몰입 향상을 위한 고민과도 연결 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죠.

켈리는 팔로워십의 유형을 독립적, 비판적 사고(Independent, Critical Thinking)과 능동적 참여(Active Engagement)에 따라 나누고 있는데, 

이 두 가지 특성이 모두 Z세대에서 더욱, 때로는 기성세대가 보기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뚜렷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안에서 리더의 숙명은 성과창출에 있습니다. 그런데 팀워크가 강조되는 오늘날, 조직의 성과는 절대 혼자서 낼 수 없을뿐더러 설사 일시적으로 그런 듯 보여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기에 제대로 된 팔로워십의 육성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이 두 가지 측면을 어떻게 장려하고 조직 안에서 

건설적으로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첫째, 말로만 하는 다양성 장려는 그만, 독립적, 비판적 사고 장려를 위한 줄탁동시(啐啄同時)를 기억하라. 


팔로워십이라는 용어는 얼핏 보면 리더십과 상대되는 개념으로서 보여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앞서 리더십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 대비 팔로워십이 미치는 영향이 월등하다는 연구결과에서처럼 이 둘은 동전의 양면으로,

어느 하나만 독단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서로 보완관계에 있어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켜주는 대상에 가까운 것입니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안에서 부리로 내벽을 쫄 때(啐) 어미닭이 같은 곳을 바깥에서 쪼아주는 것(啄)을 말합니다. 

이 두 가지 행위가 동시(同時)에 일어날 때 생명이 태어나는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팔로워십을 논하는 이 글에서 재해석 할 수 있지요.

식사 자리에서, 카페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면서 암묵적인 통일을 요구하고, 회의 때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라고 하면서 동의하거나 

조용히 있어주면 좋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가하고 있다면 안에서 열정 넘치는 직원들이 아무리 안에서 두드려봐야 껍질은 깨지지 못하고 

결국 지쳐 포기하거나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는 조직의 미래는 명확합니다.

비슷한 사람들 끼리만 모여 다양성 부재로 서서히 가라앉거나,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며 툴툴거리는 가운데 급격하게 퇴사율이 치솟게 되겠죠.

반면, 작은 아이디어라도 이를 격려하고 지지해줄 수 있을 때 이들의 촉을 무뎌지지 않게 만들어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둘째, 매일 아침 팔로워들은 회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출근하는 것임을 명심하라. 

요즘 팔로워들의 승진 목표는 임원이 아니라 과장까지라고 합니다.

그 이상으로 승진하는 순간 책임이 늘어남과 동시에 이들이 중요시하는 워라밸이 무너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신입사원에게 회사에서의 목표를 물었더니, 리더로서의 성장이 아닌 3년간 바짝 벌어 퇴사하고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대답하여 

주변 모두가 당황해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렇다면, 보상보다는 자신의 꿈, 내면의 성장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조직의 목표를 위해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당연하게도 제대로 된 채용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가 아니라 우리 부서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인지시키고, 어떠한 점에서 기여를 기대하고 있으며, 당신 스스로에게는 

어떤한 점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인지 등에 대해 상호 간에 명확히 이해가 된 상태에서 조직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팔로워의 기대와 조직의 기대가 

일치될 때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초등학생 시절 IMF 외환위기를 겪은 이들은 불안한 시대를 지나왔기에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 근간에 깔려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계속 다니다 보면, 일하다 보면 업계 돌아가는 것도 보이고 일도 손에 잡히기 시작할 거라는 추상적인 조언으로는 이들을 붙잡을 수 없습니다. 

'뭐 이런 것까지 말해야 하나?' 싶은 것조차도 반드시 언급해주어야 하지요. 눈치껏 배우라는 조언보다는 손에 잡히는 규칙을 공유하고 성과에 대해 

분명하게 인정해줄 수 있을 때 우리는 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양경수 


사람마다 제각기 성향이 다름에도 출생년도로 세대를 구분해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퇴사 준비를 돕는 단체들이 만들어지고 관련한 책들이 우후죽순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팀으로 일해야 만 하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이들을 어떻게 조직 울타리 안에서 실력 발휘를 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리더로서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로버트 켈리의 팔로워십 이론에 기반하여 이러한 특성들을 독려, 팀원들을 모두 모범형 팔로워로 양성시키는 것은 조직의 성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보람과 더불어 그들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일임을 깨닫게 만들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김종규 소장(Ph.D.)


[참고문헌]

Kelley, R. E.(1992), The power of followership, how to create leaders people want to follow and followers who lead themselves, Doubl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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