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스탠딩, 스탠딩? 스탠딩!


오늘은 스탠딩에 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최근 이와 관련한 정보를 몇 차례 접했기 때문이죠. 

제목에 스탠딩을 세 번 반복한 이유는 세가지 각기 다른 스탠딩을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업무 스탠딩

일어나십시오. 지금 혹시 두 시간 이상 앉아계신 상태로 이 글을 보셨다면 일어나셔야 합니다. 스스로를 믿지 마십시오. 

전 스카이 캐슬의 김주영 선생이 아닙니다만 끊임없이 의심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사랑하십시오. 

졸리지 않더라도 적어도 근무시간 중 서너 번은 스트레칭이 필요합니다. 말은 쉽죠? 심지어 저는 현재 차고 있는 스마트 워치가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할 시간을 알려주는데 무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부끄럽지만 하나 더 고백하자면 전 개인적으로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는 스탠딩 데스크를 가져다 두고 있는데요.

그 스탠딩 데스크를 올리고 두발로 서서 일한 횟수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답니다. (내일은 꼭 올려보리라!) 

스트레칭을 위해서가 아니라 서서 일하는 게 왜 좋은지는 이미 많은 자료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학교에서 서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책상을 비치했다고 하죠? 스탠딩 데스크는 미국에서 유행하며

(저를 비롯한) 국내 직장인에게도 많이 도입되고 있으며 러닝머신(트레드밀)과 결합된 형태로도 퍼지고 있는 중입니다.


(C) AP Photo


회의 스탠딩

미주리 대학교 앨런 블루돈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서 회의를 진행한 그룹이 앉아서 회의를 진행한 그룹에 비해 의사 결정 시간이 34%나 짧았다고 합니다. 

오래 서있기 싫어서 빨리 합의에 이른게 아니냐구요? 놀랍게도 의사 결정 내용에서의 질적 차이는 전혀 없었다고 하네요. 

휴리스틱(heuristic)이라는 용어를 혹시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말씀드리고자 하는 주제를 정확히 표현한 사전적 정의를 가져와 보았습니다.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의 기술.'

 -한국심리학회 심리학 용어 사전-



러프하게 말씀드리자면 조직에서 벌어지는 회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결정권자(최상위자)의 생각을 맞춰보는, 

즉 이미 결론은 내려져 있고 참석자는 동의할 수밖에 없는 회의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회의는 아젠다에 관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적당한 선에서 합의에 이르고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이러한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어느 시점에 이르면 시간 대비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모두를 완벽히 만족시키는 회의란 있을 수 없기에 (만약 그렇다면 회의에 가져오기 전에 수학공식처럼 해답을 도출해냈겠죠.) 

시간낭비라고 판단되는 순간 앞서 말씀드린 휴리스틱을 이용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기업 또는 회의문화를 다루는 많은 자료에서는 아젠다별로 끝나는 시간을 정해놓고 시작하라고 합니다. 이러한 판단에 

오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나 대표성 휴리스틱 같은 용어를 통해 휴리스틱이 가진 단점을 경계해야 한다고도 

합니다만 여기서는 지면관계상 다루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니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하게라도 언급하는 게 좋겠네요.


교육 스탠딩

마케팅 구루로 유명한 노스웨스턴 대학교 필립 코틀러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 말해 보라. 그러면 잊어버릴 것이다.

 내게 보여주라. 그러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나를 참여시켜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

Philip Kotler


여기서 혹시 '게이미피케이션'을 떠올리셨다면 저희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들러주셨던 HRD 담당자님이 맞으신 겁니다. :)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생들을 함께 참여시키는, 아니 함께 만들어나가는 교육을, 체험을 위해 오늘도 많은 교육기관과 

강사님들은 고민하고 계시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집합 교육에서는 보통 아이스브레이킹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생 간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교육 효과의 상당한 부분을 좌우한다고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온몸으로 교육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전체 교육의 흐름 가운데 적절한 액티비티를 넣어 얼마나 자연스럽게 학습자들을 참여시킬지 

고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일전에 비슷한 주제로 제가 쓴 다른 글을 함께 살펴봐주셔도 좋겠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잡크래프팅과도 연결 지어 볼 수 있겠네요.


K기관 청년인턴사원 교육 中 스탠딩의 예시



스탠딩, 스탠딩, 스탠딩.

스탠딩 이야기만 했더니 갑자기 서서 먹는 서서갈비를 먹고 스탠딩 커피를 한잔하고 싶어지네요. 혹시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연말연초 공연장 스탠딩 석을 다녀오신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올해는 업무를 함에 있어서 회의를 함에 있어서 교육을 

설계함에 있어서의 스탠딩도 적극 고려해보시길 권해봅니다. 모든 귀찮은 일은 몸에 좋은 법이니까 말이죠. 감사합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안성빈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