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싱크 어게인 - (1) 우리의 생각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저는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편이어서, 스스로 낸 답의 범위 안에 묶여 고집을 부리다가 틀린 답을 붙잡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고, 내가 믿는 답을 틀린 것뿐인 억울할 필요가 없는 사실로 억울함을 느꼈지요. 그때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지금도 종종 들곤 합니다. 그런데 마침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싱크 어게인>을 추천받았습니다. 조직심리학자인 애덤 그랜트의 싱크 어게인 책은 사람과 조직의 고정된 생각을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유연하게 그리고 정답에 가깝게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저의 생각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여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1949년 미국의 맨굴치산 화재현장의 15명의 소방대원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불을 끄러 왔던 소방대원들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바람에 오히려 불에 쫓기게 됩니다. 이때 불을 피해 달려가던 소방대원의 대장은 갑자기 달려가던 것을 멈추고 주변 풀밭에 불을 지릅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 불을 지른 곳으로 오라고 손짓을 하지요. 동료들은 대장이 미쳤다고 생각하고는 도망을 칩니다. 그 결과 누가 살아남았을까요? 놀랍게도 불을 피해서 산을 달리던 동료들은 불길에 따라잡혀 대부분이 사망했고, 도망치기를 멈추고 주변 풀밭에 불을 지른 대장은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대장은 주변 풀밭을 미리 태워버려 그 잿더미 위에 엎드리고 불길이 지나가는 것을 15분 버티는 것으로 생존했다고 합니다. 대장은 짧은 순간에 ‘도망치는 것이 정말 정답일까?’라고 다시 생각했던 것입니다.


한편, 이 사고에 대해 또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맨굴치산 화재현장에서 사망한 12명의 대원들은 모두 무거운 소방장비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다고 하는데, 만약 그들이 소방장비를 버리고 달렸다면 생존확률이 크게 올랐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소방관은 소방장비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어 그렇게 하지를 못 했지요. 즉, ‘소방장비를 갖고 도망치는 것이 정답일까?’라는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쓴 애덤 그랜트는 또 한 번 반전을 줍니다. ‘조직 차원에서 그 산불은 굳이 소방관들이 목숨 걸고 출동해서 꺼야 하는 불이었는가?’라고 그는 말합니다. 첫째로 맨굴치산의 화재현장은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부터 멀었고, 둘째로 적당한 산불은 죽은 나무를 제거하여 땅에 양분을 공급하여 산림 생태계를 순환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면 더 위험한 산불이 될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 놔두는 것이 정답일 때도 있다는 것이지요. 즉, 유연하지 못했던 그 당시의 미국 소방 조직의 출동 명령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 것입니다.


이렇듯 이 책의 저자는 살면서 당연한 듯이 자연스럽게 습득한 상식이 사실은 정답이 아닐 수 있으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해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 생각을 일깨우게 하고, 집단의 사고방식을 바꿔 다 같이 좁은 시야에서 탈출하는 여정을 책에 담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4편의 칼럼에 걸쳐서 ‘다시 생각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다음편에서는 ‘자신의 생각 의심해보기’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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