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사무실 냉장고와 비대면 재택근무

2020-05-20


이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봄을 맞아 대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동료들은 이면지, 메모, 못쓰는 필기도구 등 각자 자기 책상에 쌓인 잡동사니들을 거뜬히 청소하였습니다. 

같이 쓰는 회의실도 청소하였고, 책꽂이도 카테고리 별로 분류하여 깔끔하게 정리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사무실의 공용 냉장고.

그 냉장고는 겨우 1년 만에 청소하는 것인데 매우 더러웠습니다. 한번 마시고 손대지 않은 2리터 음료 페트병, 

곰팡이가 낀 반찬통, 딱딱하게 굳어버려 뚜껑도 열지 못하게 된 딸기잼, 액체가 새어 나온 보약 파우치.... 

우리들은 그것들의 냄새와 형태에 경악하며 하나씩 치워내야 했습니다.


만약 자기 집 냉장고였다면 과연 이렇게 관리하였을까요?

당장 개인의 책상만 봐도 깨끗한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냉장고만 유독 더러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남들이 보지 않는 장소인데다가 자신의 시야에서도 멀었던 환경적 영향으로 사용자들의 책임감이 다소 떨어졌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여러분의 회사 공용냉장고는 어떤가요? 옛날 제가 다녔던 회사처럼 지저분한가요?

깨끗하다면, 사용자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 공용 냉장고 사건은 경영지원 부서의 기지로 해결되었습니다.

 [냉장고에 음식을 넣을 때는 자신의 이름과 보관 기간을 적은 라벨을 붙여주세요. 라벨이 없거나 기간을 넘길 경우 폐기합니다.]라고 

안내문을 붙이자, 개인의 책임이 명확해져서 냉장고에 묵혀지는 음식이 줄어든 것입니다.


공용 냉장고에서 벌어진 상황을 코로나19의 시대와 연관시킬 수 있습니다.

모두가 체감하고 있듯이, 우리는 조금만 방심하면 감염이 순식간에 널뛰기하는 그래프 위를 아슬아슬한 줄타기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피해가 유독 큰 미국에서는 자택대피명령(stay at home)이 내려지기 전부터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은 재택근무제를 실시해왔습니다. 

현재 구글, 아마존, 트위터, 페이스북은 올해 말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사무실의 문을 열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타인과의 접촉과 대화에서 창의성과 혁신이 탄생한다’고 주장했던 선두 기업 애플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재택근무가 이전보다 늘어난 추세입니다. 사람 대 사람의 면대면 접촉을 최소화하여 살아가는, 

그야말로 언택트(Untact) 시대이지요.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선택하며 우려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면대면 근무를 하지 않으면 개개인의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며, 딴짓을 하거나 마음이 해이해진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저는 앞서 말한 사무실 공용 냉장고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주변 환경에 의해 개개인이 책임감을 잘 느끼지 못할 때 최악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관리자는 어떻게 해야 직원들에게 재택근무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고, 최악의 결과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1. 재택근무에 필요한 프로그램 사용을 숙지한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이것들의 사용법을 숙지해야 합니다.

 관리자급은 상대적으로 나이대가 높아 새로운 프로그램 사용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팀원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이 일들을 혼자서 해야만 하지요. 화상회의나 공동 프로젝트 진행시 관리자가 프로그램을 잘못 다루어 실수를 하게 되면 

팀원들은 자신이 관리자의 시야로부터 멀어졌다는 느낌을 받으며 관리자의 역량도 의심받게 됩니다. 

따라서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직원 스스로가 관리자의 시야 안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 숙지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2. 팀 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

한 사무실 공간 안에 있을 때는 직접적인 음성 대화 및 표정의 맥락을 통해 그날의 사무실 분위기, 구성원의 감정상태, 작업 진척도, 

누구에게 어떤 업무가 내려졌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지요. 

따라서 팀원 전체가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는 관리자가 주도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팀원들이 업무의 맥락을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주도적으로 업무를 해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팀원들의 업무에 대해 꾸준히 피드포워드 한다.

오프라인 환경에서 있을 때와 같이 꾸준한 피드백과 피드포워드가 필요합니다. 

피드백은 부하직원이 상사를 직접 찾아가 작업물을 보이며 일의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면, 

피드포워드는 상사가 먼저 다가가 부하직원의 작업에 대해 미리 조언을 해주는 것을 뜻합니다.

재택근무의 고립된 환경에서 누군가 먼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걸어주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이 올바르게 일을 진행하고 있는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말이죠. 

꾸준히 팀원에게 말을 걸어 주는 것은 자신의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함께 근무이탈의 기준을 정해놓고, 기준을 넘을 때는 경고한다.

재택근무 환경에서 도가 지나친 근무이탈, 즉 ‘딴짓’을 하는 것은 업무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조직구성원들과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합니다.

따라서 구성원들과 어느 정도 논의를 하여 모두가 지킬 수 있는 적절한 규칙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리비움 상태를 15분 이상 두지 말 것’, ‘메신저의 확인은 20분 이내에 할 것’, ‘화상회의에서 의견을 반드시 하나씩은 낼 것’ 등입니다.

 이 규칙은 함께 정한 것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책임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재택근무 환경에서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관리자가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다 해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조직 전체의 마인드일 것입니다. 

조직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사무실 공용 냉장고와 같은 사건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인키움 경영지원팀 박주은 대리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