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기업은 문서로 일한다: WORK SMART

2020-03-10


기업은 문서로 일한다.

저장매체와 방식은 다를지라도 대개의 기업은 말이나 기억보다 문서를 이용하여 소통하고 결정하며 일한다.

이 점에 있어 문서작성의 SMART 함은 조직 전체의 WORK SMART를 추구함에 있어 충분히 의미 있는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각 조직에서 만들어지는 문서를 보면 그 조직의 수준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물론 예외도 있을 수 있다.


입사 동기가 2년도 안되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해서 작은 소란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 당시는 한번 몸담은 조직은 평생을 같이 하는, 또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시절이었기에 

더욱 주변인들이 놀라워했다. 또한 성실하고 똑똑하다고 소문이 난 친구이기도 했다. 

퇴사의 이유를 나는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말할 수 없었던 내용이고 지금도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친구의 업무 인수인계에 관한 것이다.


놀라운 점은 떠나기 전, 자신의 퇴직 사유에 대한 정당성을 피력하거나 사람들을 만나 작별 인사를 하기보다는 이제까지 자신이 해왔던 일을 

정리하고 문서화하는 것에 조용히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이 친구가 만든 업무 인수인계 문서를 본 사람들은 글의 수준과 격조와 형식의 정밀함에 놀라워했다. 

새파란 애송이가 조직을 배신했다는 분노는 이내 존경으로 전환되었고 심지어 인재를 잃게 된다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문서는 이후 3년 정도, 그 일을 맡아 해야 했던 사람뿐 아니라 그 부서원 모두에게 공유되고 전수될 

경국대전이자 감탄이 끊이지 않는 문서의 표준 MODEL이 되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지표로 가늠될 수 있다.

그런데 문서 중심의 직무 구조와 프로세스 면에서 본다면 기 작성된 문서에 대한 질문의 양에 따라 일의 수행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작성한 문서에 따라 일이 진행되는 후행 공정에서 얼마만큼의 의문이 발생하는가는 

일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작동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라 부른다.



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일이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일이 아니라면, 각 연결고리 별로 서로 다른 주체가 필연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문서에 대한 독해에 있어 의문이 생긴다면 일의 진행이 멈추게 되고 

정확한 방향과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게 된다.


질문과 응답을 통해 진의를 확인하고 일이 진행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어떤 경우는 확인 절차 없이 자의적 해석과 판단을 통해 일이 진행되기도 한다.

사실 이 경우가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현상이 하나의 고리에서만 발생하지 않고 조직 전반에 만연된 모습이라면 

조직의 수행은 기하급수적으로 낭비와 부정확을 향해 달려가게 될 것이다.


잘 만들어진 문서는 이런 혼선으로 인한 낭비와 비효율을 줄일 뿐 아니라 다음 단계의 수행을 안정적으로 인도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잘 만들어진 문서는 질문을 만들지 않는다. 보는 순간 이해할 수 있고 바로 다음 공정의 수행을 물 흐르듯 이끌게 된다.


반대로 어떤 문서는 폭발적인 의문을 야기한다.

“이게 무슨 말이지?” “도대체 어찌하라는 것인가?” “왜 이런 지시를 하는가?”

고도로 정제된 의도를 갖지 않는 한,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높은 문서는 조직에서 항시적으로 경계하고 고민해야 할 

잘 드러나지 않는 비효율 요소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맞춤법 맞추어 조심해서 글을 쓰라는 훈계로 매듭지어질 사안이 아니다.

문서에서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는 조직의 성과와 생산성에 직결되어 있는 

핵심요소이며 조직의 수준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서 작성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낮추는 방법은 무엇인가?



분리한다는 것은 할 수 있는 선에서 가장 작은 단위로 준비된 내용과 사실과 자료를 나누어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문서의 읽는 사람의 언어와 사고 흐름을 가볍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이 면에서 다음과 같은 단어가 문서에 들어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있다면 각각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및” “더불어” 등이다.


결론과 연결되어 있는 사실과 데이터 그리고 설명자료와 관련 자료 나아가 추론할 수 있는 것 등으로 나누어

추가적인 설명과 해설이 필요 없는 최소한의 단위로 각 자료를 증거의 방식으로 단문으로 또는 그래프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오이와 가지, 버섯과 미나리와 같이 일차 분리하고 오이의 뿌리, 줄기, 꽃, 열매 등으로 나누고 오이의 껍질과 속등으로 계속 나누어 가는 방식이다,


분류는 분리에 비해 좀 더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먼저 분리된 것들을 분석해야 한다. 분석은 내용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종류별로 분리된 오이 껍질의 수분 비율과 시기별 성질과 특성들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행위에 해당되는 절차를 의미한다.

분석된 내용은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되어야 한다.


여기서 분류의 핵심은 작성자의 의도와 방향을 내포한 결과에 따라 분석된 내용을 일정 그릇에 의미 있게 잘 담는 것이며 

분리, 분석 내용에 대해 이들이 따로 놀지 않게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오이의 경우, 바로 먹을 수 있는 것, 약효가 있는 부분, 숙성을 통해 영양이 상승할 수 있는 것, 몸에 바르는 것과 같은 

다양한 기준 설정이 가능하고 존재하며 가장 필요한 시각과 기준에 의해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색을 가지고 있는 것, 무게를 지니고 있는 것과 같은 특이한 사고와 기준도 분류의 틀로 쓰일 수 있다.


보다 발전된 문서를 원한다면 일의 연결에 존재하는 각 주체를 반영한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이는 내 일의 앞과 뒤에 존재하는 주체가 어떤 사항과 방향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가와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우선순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과 배려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만약 이러한 사색과 고민이 그들의 우선순위에 부합한다면 지금 내가 작성한 문서상의 분류체계는 일의 진행 속도를

높일 것이며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낮춘 문서로 작동되는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분류를 통해 각 분리된 내용이 정돈되고 연결되어 응집력 있게 작동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진부해서도 안되고 논리성이 부족해도 안 된다. 대체로 분류는 어렵다.

하지만 그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높고 위대하다.



잘 분리되고 분류된 문서는 문서의 양에 상관없이 한눈에 전체를 볼 수 있게 해주고 해석을 위한 질문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모든 조직은 구성원 모두가 “WORK SMART”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일을 잘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수히 존재한다. 도대체 무엇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할까?

이러한 난해함이 현실적인 고민이라면 “문서 작성의 스마트함”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인키움 역량강화센터 전부삼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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