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평판 게임(Reputation Game)

2019-05-14 10:07


지난 주말 넷플릭스를 보다가 우연치 않게 비슷한 주제를 다룬 두 가지 드라마를 연이어 보게 되었습니다. 

나름 유명한 드라마들이라 보신 분들이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는 '블랙미러(black mirror)'의 '추락'이라는 에피소드, 그리고 '굿 플레이스(good place)'입니다.


'블랙미러'는 40대 이상이시라면 추억을 떠올릴만한 환상특급의 현대판입니다. 각 편마다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추락'편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SNS로 연결되어 있고 누구나 눈에 내장된 장치를 통해 상대방의 평점을 볼 수 있으며, 

이 평점이 대출에서부터 항공서비스 등 온갖 사회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모두가 상대방에게 좋은 평점을 받기 위해 

가식적으로 살아가는 사회를 표현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굿 플레이스'는 모든 사람들이 생전에 쌓아둔 평판을 바탕으로 천국(굿 플레이스)과 지옥(배드 플레이스)으로 나누어져 살아가는 

이야기로 살아생전 행한 착한 일이 모두 수치화되어 보이는 세상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여러분들은 평판(reputation)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단어가 연상되십니까? SNS를 열심히 하는 직원이라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가, 관리자라면 성과가, 채용업무를 맡고 있는 인사팀이라면 레퍼런스 체크가 생각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두 편의 드라마를 챙겨본 이유는 함께 본 한 권의 책 때문이기도 합니다. 

바로 작년 하반기에 출간된 '평판 게임'이라는 책입니다. 

옥스퍼드 기업평판연구소의 10년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라고 하는데요. 여러 유명인들은 물론 기업들에게 있어 평판이 얼마나 중요하고 

흥망성쇠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책의 핵심내용을 바탕으로, 

즉 평판을 어떻게 접근하고 관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살짝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평판은 역량 평판과 인성 평판으로 나누어 접근해야 합니다."

평판은 전문적 능력에 대한 평판(역량 평판)과 성격에 대한 평판(인성 평판)으로 나누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문적 능력에 대한 평판은 성과지표로서 수치화되어 드러나기 쉽지만 인성에 대한 평판은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인성평판에 대해 링크드인의 설립자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전면 평판(foreground reputation)과 

후면 평판(background reputation)으로 나누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전면 평판이 SNS 친구 수나 '좋아요' 숫자로 드러난다면 

후면 평판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문입니다. 이 후면 평판이 더욱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편견을 걷어내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죠.


만약 여러분께서 특정인에 대한 평판을 확인하기 위해 그를 아는 제3자에게 물었는데 

'나중에 따로 연락 주세요.' 라는 답을 받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 확률이 높을까요? 

십중팔구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이거나 절대 상종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 않을까요?

 물론 실제로 그 사람은 그 양극단의 중간 어딘가에 속하겠지만 말입니다.




둘째, "나는 열린 네트워크 쪽에 가까운지 닫힌 네트워크 쪽에 가까운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닫힌 네트워크는 끈끈한 결속을 바탕으로 합니다. 금융업계는 전통적인 닫힌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죠. 

이 안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왜곡이나 누락 없이 빠르게 전달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죠. 


반면 열린 네트워크는 느슨한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전달되지만 

더 많은 기회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죠. 직장 내에서는 친밀하게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도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느슨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주거나 때로는 사람들을 연결해주기도 하죠. 

이를 돕는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이 열린 네트워크의 좋은 예가 됩니다.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창조적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19세기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열린 네트워크의 약한 연결에 대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낯선 아이디어와 

행동을 접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제나 교류에 열려 있는 자세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힘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셋째, "스토리입니다."

평판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결국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요즘, 아니 늘 정치가 시끄러운 이유 또한 자신에게, 혹은 특정한 인물에게 

유리한 평판을, 그러니까 스토리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언론들이 애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그의 당선 가능성은커녕 어쩌다 미국이 이렇게 되었 나라며 미국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캐치프레이즈와 더불어 백인 노동자를 공략하고 언론이 아닌 

트위터로 직접 소통하며 자기의 스토리를 만들어 전파하는데 성공한 트럼프는 결국 당선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그는 평판을 위해, 재선을 위해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죠.



어느 조직에서든 전설의 직원은 있기 마련입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말이죠. 

그런데 어느 쪽이든 공통점은 그 평판이 모두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 그 양반이 이러저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여차여차해서 잘 해결했다더라,'

'△△△, 그 양반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실수로 큰 프로젝트를 망쳤다더라.'



당신은 어떤 평판에 더 신경을 써야 할 시기입니까?

당신의 네트워크는 어느 쪽에 가깝습니까?

당신은 오늘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중입니까?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안성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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