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나 정도면 평균 이상이지


아침마다 씻고 거울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혹 자신의 얼굴을 보며 흡족한 마음에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시는지요.

네, 제가 그렇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 정도면(?) 적어도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닌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가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는군요.



운전 실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운전자 중 대부분이 자기 운전 실력을 평균 이상이라고 간주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모두가 평균이상의 운전실력이라면 도로 위의 사고는 전혀 없어야 정상이겠지요?



앗!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슬픈 진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산술적으로 대부분이 평균 이상일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 평균이 평균이 될 수 없는 역설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에서도 이를 다룬 이론이 있습니다.

평균 이상 효과 (Better than Average Effect)라고 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기에 90%의 사람은 자신이 다양한 방면에서 평균 이상, 

적어도 평균은 간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성, 논리성, 도덕성, 친절 등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힘든 요소들까지도 말이죠.



이 법칙은 조직이 성과를 발휘하는데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바로 자기를 지나치게 신뢰하는, 자기과신으로 인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오류에 빠질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첫째, 직설을 서슴지 않는 동료를 가까이해야 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종대왕이 다스리던 시대의 정승 허조는 아이디어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반대를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아니 되옵니다.'라는 사극의 대사는 우리에게 보통 임금의 선한 의도를 가로막는 

간신들의 방해를 위한 고정 멘트로 들리기 쉽습니다만 허조의 '아니 되옵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허조 홀로 아룁니다.' 같은 멘트들은 세종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였던 것입니다.


현대조직에서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라는 존재로 재탄생하여 

회의 때 배석시켜야 하는 역할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악마의 대변인은 조직이 집단사고로 인해 흘러가는대로 생각하는것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잠시 쉼을 두어야 합니다."



리더에게 있어 과감한 결정이야말로 리더십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리더도 인간이고 뜨거운 음료를 손에 들고 들어간 면접에서는 따뜻한 질문을, 

차가운 음료를 손에 들고 들어간 면접에서는 냉정한 질문을 던질 정도로, 

주변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죠.



장고(長考)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의도적으로 결정시기를 

다음으로 늦추는 것도 전략입니다. 심지어 모두가 같은 의견으로 모아지는 경우에도 이 조언은 유효합니다.



GE의 CEO였던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은 모두가 동의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판단, 의사결정을 다음 회의로 미루었다고 하죠.




"셋째, '지식의 원'을 기억해야 합니다."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라는 과학·철학자는 '어둠 속에 빛이 동그랗게 비친 면적이 클수록

그 환한 부분을 둘러싼 어두운 경계선도 늘어난다.'라고 했습니다.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몰랐던 부분, 신경 써야 하는 부분 또한 비례하여 늘어난다는 것이죠.



미국 코넬대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의 실험에 따르면 특정 분야에 대해 잘 모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유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Dunning-Kruger effect)



현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갈망은 현대 리더들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의사결정 시 어느 쪽이 나중에 후회를 덜할 것인가를 자문해보는

'후회 최소화의 법칙'에 따라 아마존을 창업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하죠.




이 글을 보신 이후 여러분들이 맞이하시게 될 점심 혹은 저녁 식사메뉴 결정에서부터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에 있어 후회가 덜한 선택을 하시길 바라봅니다.





■ 인재개발연구소 안성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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