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와이, 이노센트 와이, 그리고 조직문화

2019-03-12 10:04


의문을 갖는 것, '와이(Why)'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 실천하기는 그리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조직에서는 아직도 의사결정에 있어 암묵지를 기반으로 한 관성과 관행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아마도 아직 많은 조직에서 자칫 함부로 이 '와이'를 던졌다가는...


‘분위기 파악 못하는 사람’ ‘아직도 우리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 심지어 ‘업무 파악이 덜 된 사람’이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동양문화권에서는 더욱이 이런 리스크를 감수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요즘 흥미롭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인 <방구석 1열>에 출연하신

한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는 순간 이 '와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의심'입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제게는 여기서의 '의심'이 조직 관점과 창의성 개발영역에서의 '호기심'

비판적 사고력과 관련된 '와이(Why)'로 치환되어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어라? 그런데 여기서 또 생각해보니, 와이를 넘어 더 '순수한 와이'를 뜻하는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라는 단어를 본 기억이 떠오르더군요.

어디서 보았을까 생각해보니 작년에 본 책과 강연에서 접했던 것입니다. 아래의 사진이 그 책을 사고, 저자의 강연에서 받았던 사인입니다.



이 책의 저자 김철수님께서는 어떤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인 미충족 욕구 즉, '언메트니즈(unmet needs)'를 찾아내어

비판적 사고인 ‘와이 씽킹(why thinking)’을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과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이노베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뜨리려는 노력을 습관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순수한 궁금증, 즉 '이노센트 와이'를 내재화해야 한다는 것이죠.



책에서는 이 '이노센트 와이'와 관련한 사례로 사진을 인화하려면 며칠은 당연히 기다려야 했던 시절,

“왜 사진은 바로 볼 수 없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즉석 사진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발명한 사례 등이 등장합니다만,

우리 대부분은 발명가와는 거리가 있으니(독자분들 중에 발명가가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다시금 우리 조직으로 시선을 돌려봅니다.



자문해보겠습니다. '이노센트 와이의 개념이 필요한 때는 언제일까요?'

이 글 서두에 답이 있었네요. (스크롤 올렸다가 다시 내리셔도 됩니다.)



바로 우리 조직이 '관성(inertia)에 따르고만 있는 것은 아닐까? 관성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일 것입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조직에 있어 '일관성'이라는 단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어떤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은 스스로, 또는 조직원들에게 자기확신, 리더십을 드러내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요즘처럼 내외부 환경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아래서는 오히려 매몰비용을 증가시키거나 변화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업 차원에서 볼 때 과거의 경영 방식에 대한 집착으로 기업의 존망을 결정짓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관성(organizational inertia)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금 더 미시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90년생이 온다> 라는 책을 추천받아 읽어보았습니다.

90년생이 도대체 어떻기에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부제까지 달아놓았는지 궁금했거든요.


이 책의 저자는 권력은 이미 기업에서 개인에게 이동했다고 말합니다.

재능 있는 개인들은 직장에서 스스로의 요구와 기대를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협상력 또한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뛰어난 재능을 가진 직원을 얻거나 유지하려면 이전 보다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죠.

여기서의 '노력'이 바로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려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권위적 리더십, 집단행동, 조직충성, 수직적 관계 강요 같은 것들입니다.



수년 전 기업문화 혁신 및 소통 확산을 위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벤치마킹하여 직급제를 폐지했던 기업들 중 몇몇은

관행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회귀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애자일 조직(환경) 구축이 주목받으며 많은 기업에서 관심을 보이고

이를 도입하려 시도하고 있으나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면 이러한 조직구조 혁신 역시 녹록하지 않겠지요.

MBO/KPI 중심의 목표 관리제도를 뜯어고치겠다는 OKR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의 방향이 무조건 맞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반론의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관행에 대한 저항, 의심. 즉, 와이(Why)가 없었다면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HRD업계에 몸담고 계신 여러분들께서는 특히 조직문화 혁신을 추구함에 있어 어려움이 많으실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잘 보이지는 않지만 꾸준한 노력이 결국은 나를 바꾸고 우리 조직을 바꿀 것임을 믿어 의심치 마시길 바랍니다.


"와이(Why)를 던지십시오. 저부터 응원하겠습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안성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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