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혁신, 골디락스 효과를 이해하면 식은 죽 먹기

2019-01-31 10:52


우리는 매일 혁신과 변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스마트폰은 필수품이 되었으며, 수기로 작성하는 보고서가 아닌, 온라인상에서 모두가 수정·공유할 수 있는 구글드라이브와 같은

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이 익숙해져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온라인 오피스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부터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을까요?

수기로 서류를 쓰는 것이 익숙한 기존 방식의 사용자에게는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아무리 혁신적이고 좋은 방법이라도, 업무 방법에 있어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방식을 조직구성원들에게 내세우면 어떻게 될까요?

구성원들은 업무방식을 한 번에 바꾸기 어려워 난감할 것이며, 다른 팀과의 협업이 어렵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직의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 새로운 업무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문득 여기서 생각나는 서양의 동화가 있더군요. 혹시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라는 이야기를 아시는지요?

이 동화는 골디락스라는 이름의 금발머리 소녀가 우연히 숲속의 곰 세 마리가 사는 집에 몰래 들어가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소녀는 곰 세 마리가 끓여 놓은 죽을 맛보았는데, 첫 번째 죽은 너무 뜨거웠고, 두 번째 죽은 너무 차가웠지만

세 번째 죽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먹기 좋게 적당히 식어 있었지요. 골디락스는 세 번째 죽 그릇만 비워 버립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마케팅학 최고 권위자 조나 버거(Jonah Berger) 교수는 이 동화에서 유래하여 그의 저서 「보이지 않는 영향력」에서

골디락스 효과를 언급합니다. 즉, 골디락스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아주 적당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의 선택은 대부분 이 골디락스와 같은 범위 안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것을 지루해하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너무 생소한 것에는 거부감을 먼저 나타내지요. 결국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중간의 것을 원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볼까요?



완전히 다른 것만이 성공의 비결은 아니며,

아무리 혁신적이더라도 너무 새로운 것은 실패하기 쉽다

조나 버거(Jonah Berger)


사례 1

송나라 정치인 왕안석은 당시 어지러운 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 『신법』을 내세운 전면적 개혁을 단행하였습니다.

 왕안석의 『신법』이 초반에는 재정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전까지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국가 재정이 엄청난 흑자로 들어서게 되었으며 수리시설의 대규모 확충으로 재정수입이 더욱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송나라의 개혁 정치가 왕안석(王安石)


그러나, 왕안석의 전면적인 개혁은 충분한 의견수렴과 논의과정 없이 급진적으로 시행되어 결국 반대파인 구법당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개혁을 하려면 개혁주체 세력이 충분히 형성되어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고 기득권 세력의 불안과 반감에 대한 소통 및 설득의

노력이 필요했는데, 왕안석은 주변을 살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례 2

1990년대 중반 CIA의 카르멘 메디나는 조직의 정보가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적인 시스템 때문에 빠르게 전달되지 못하는 단점을 지적하며,

CIA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자는 의견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의견은 완강하게 거절당하지요.

CIA 전 부국장 카르멘 메디나(Carmen Medina)와 인텔리피디아 화면 


그러나, 메디나는 의견 전달 전략을 바꾸는 것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조직 내에서 활성화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녀가 쓴 방법은 복잡하거나 큰 논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하직원, 동료, 직속상사 등 조직 내 주변 사람들의 문제를 그녀의 아이디어로 돕고

 소통했을 뿐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그녀의 아이디어에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며, 조직 다수의 지지에 의해 정보 플랫폼 ‘인텔리피디아’가 

만들어졌습니다. 인텔리피디아는 CIA가 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그 공로로 그녀는 부국장 자리까지 오르게 되었지요.

고루한 업무방식, 조직을 혁신시키고자 하는데, 나의 새로운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선 주변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활용한 방법으로 주변 사람들을 도와 장점을 노출해야 됩니다. 그 후 주변의 사람들부터 의견을 들으며

소통하고 설득해 나갑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낯선’ 아이디어는 ‘새롭지만 친숙한’ 아이디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즉, 나의 아이디어를 조직 내에서 골디락스 상태로 만들어 놓는 것이죠.


그렇게 한다면, 여러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스며들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골디락스 이야기 그대로 ‘식은 죽 먹기’입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황경호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