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 칼럼] 로스트 아크와 ARC, 그리고 조직문화

2018-11-27 09:29

요즘 로스트 아크라는 온라인 게임이 인기라고 합니다.

동시 접속자 수가 많아서 게임 접속을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게 다반사라고 하네요심지어 퇴근하고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퇴근길에 미리 원격제어프로그램으로 컴퓨터를 켜서 접속시도를 시켜놓는 사람들까지 있다고 하니 대단한 일이죠.

그런데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는 저는 아크라는 말을 듣는 순간 다른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ARC, 즉 구조(Architecture), 루틴(Routine), 문화/가치관(Culture) 프레임워크입니다.

이 용어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가스 샐로너(Garth Saloner), 조엘 포돌니(Joel Podolny), 안드레아 셰퍼드(Andrea Shepard)

3명의 교수가 10년 동안 작성한 강의노트를 모은 '전략경영론'에서 등장합니다.


이 프레임웍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은 사고방식입니다.



회사의 구조나 규칙을 확실하게 정하고(Architecture),

일상이 되도록 여러 사람에게 철저하게 알리면(Routine),

회사의 문화(가치관)가 형성된다(Culture).



물론 이 책에서는 전략에 포커스를 맞춰 조금 더 복잡하게 다루고 있긴 합니다만

연말을 맞아 조직을 개편하거나 조직문화 개선에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이 많을 것 같아 이쪽으로 연관 지어 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눈치 빠른 분이라면 벌써 이 글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짐작하셨을 것 같습니다모든 진리는 단순한 법이니까요.

예를 들어볼까요최근에 조직개편을 통해 신규 사업부가 신설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갑자기 사내에 조직개편 공고가 올라옵니다.

부서 이동의 당사자 중 몇몇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네요사전에 노티스를 받지 못했나 봅니다.

관계없는 다른 부서원들은 무관심하거나 또는 무슨 일에 돈을 낭비하려는 걸까인센티브나 올려주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보이기도 하네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긴 합니다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의 조직구성원들은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일이 아니면 놀라울 정도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옆 부서에서 가지고 있는 참고자료나 업무협조를 바라기는 요원한 일이죠.

초기 부서 셋업과정이나 부서 밸류체인(value chain) 프로세스 상 분명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괜히 일을 만들고 싶지 않거나,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부서장의 평판이 그리 좋지 않았다면?! 음…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




직원들이 회의실보다 복도에서 진실을 이야기한다면,
 경영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에드윈 캣멀 (Edwin Catmul 픽사 CEO)




많은 리더들은 흔히 직원들이 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다왜 큰 그림을 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푸념하곤 합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조직원들의 생각을가치관을 건드리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 느낌을 살리기 위해 얼라인Align이라는 용어대신 건드리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저희 같은 HR회사들이 먹고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조직(Achitecture)가 바뀌는 경우 회사의 장과 해당 부서장이 이러한 개편에 맞추어 조직 구성원들에게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러이러한 인적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어떠한 가치를 만들어낼 예정이니 관심과 기대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반드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되어야 합니다.

새롭게 팀이 꾸려질 때는 물론 기존 부서 간 R&R이 조정되었을 때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지속적으로 조직 구조상에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전 구성원 간의 이해와 동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는 것이죠.


앞서 말한 문장에서 지속적으로에 해당되는 부분이 바로 루틴(Routine)입니다.

한번 말했으면 됐지 직원들이 바보도 아니고 반복해서 말할 필요가 있느냐고요?

네 단언컨대 있습니다.

진부한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잭 웰치(Jack Welch) 전 GE 회장의...." 만 말해도 아실만한 분은 뒤에 이어질 말을 아실 겁니다.


하여간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죠심지어 그게 옳다고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책들이 습관즉 행동을 바꿔준다며 나와있음에도 또 계속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생각을 바꾸는 건 그 습관을 바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조직문화라는 것을 움직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움직이는 방향이 제대로 된 방향인가는 별도로 다뤄야 할 부분이구요.

마침 ARC에는 원의 호’, ‘둥근 모양’이라는 뜻이 있습니다의도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살짝 신기하네요.

사실 요즘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안건 없는 회의,

결론 없는 회의에 대한 냉소와 더불어 정례회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이는 제대로 이 유산을 활용하지 못한 리더의 잘못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연말을 맞아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실시한 기업들에게 티끌만큼의 시사점이 있길 바래봅니다.


■ 인키움 인재개발연구소 안성빈 팀장

PS. 뒤늦게 알았는데 로스트 아크에서 아크는 ARC가 아니라 ARK로 쓰더군요역시 저는 게임을 안 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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